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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대장암 검사의 적기는 50대가 아니 40대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5-03-12 조회 3266
내용

64세 여성이 40대 초반의 아들과 함께 진료를 받으러 왔다. 그 여성은 14년 전 필자에게 직장암 수술을 받았던 환자였다.

처음 직장암 발견 당시 나이가 51세이던 환자의 병기는 3기였다. 직장암 3기는 결장암과 마찬가지로 직장암 주위에 있는 림프절로 암 세포가 옮겨간 경우에 해당한다.

이 여성의 경우, 암 세포가 전이된 직장암 주위 림프절의 개수가 7개로, 3기 중에서도 가장 진행이 많이 된 3기c (3기 a, b, c 중에서)에 해당됐다. 수술 후 골반에 방사선 치료와 항암제 치료를 추가로 시행했는데, 병기가 많이 진행돼 있어서 곧바로 재발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는 상황이었다.

다행히도 수술 후 10년까지 재발이 없어 완치 판정을 내릴 수 있었다. 이 환자가 특히 기억에 남는 이유는 바로 환자의 남편 때문이었다. 남편은 부인의 수술, 방사선 치료, 항암제 치료 기간에 조그만 의문이나 문제점이 있으면 바로 필자에게 달려와 상의를 하던 아주 자상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심지어 부인이 모든 치료를 마치고 난 뒤 지방에 거주하던 집을 처분하고 남해의 작은 도시로 가서 황토방을 지으면 암 재발을 막는데 도움이 될지 필자에게 상의를 할 정도였다.

그런데 부인이 수술을 받은 지 몇 달 뒤 남편의 목소리가 약간 허스키하게 변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혹시 국가 암검진을 받은 적이 있는지 물어보았더니 그럴 경황이 없었다고 하였다. 당시 나이가 50대 후반이던 남편은 필자의 권유로 생애 처음 위 내시경 검사를 받게 되었다.

위 내시경 검사를 하니 놀랍게도 위 전체를 차지하는 진행성 위암이 발견되었고, 수술 전 검사에서도 위 근처 림프절 전이가 상당히 진행돼 있었다. 위 전문 의료진에게 의뢰하여 수술을 시행하였다. 수술 결과 암 자체가 많이 진행되어 식도를 포함하여 위를 모두 절제하였고 림프절 전이도 상당히 많이 진행된 상태였다. 결국 남편은 수술 후 항암제 등 여러 치료에도 불구하고 몇 달 뒤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다행스럽게도 부인은 추적 진료를 지속적으로 잘 받으며 지금까지 잘 지내고 있다. 그녀는 수술 후 14년째가 되던 올해 필자를 찾아와 본인 몸 체크와 동시에, 40대 초반인 아들이 대장내시경 검사로 직장의 1cm 정도의 작은 용종을 제거 받는 과정에서 암이 발견되었다고 하였다.

검사 결과 직장암 수술 후 14년이 지난 부인의 경우 전혀 이상이 없었다. 아들의 경우도 직장암이 있는 용종은 충분히 잘 제거되었고 재발의 위험 요인들도 보이지 않아 추가 치료는 필요 없는 상태였다.

이와 같이 가족 구성원 중 한 명이라도 대장암인 경우 그 가족이 대장암 진단을 받았던 연령에서 약 10년 정도 이른 나이부터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도록 권고하는데, 이 가족도 바로 그런 경우에 해당된다.

우리나라 국가 암검진 프로그램은 대장암의 경우 50대부터 매년 분변잠혈검사를 받도록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관련 학회의 5대 암검진 권고안에는 대장암의 경우 50대 이상 남녀에게 대장 내시경 검사와 대장 이중조영검사(조영제를 직장으로 넣고 엑스레이로 촬영하는 대장촬영술의 일종) 중 하나와 에스결장경 검사를 5~10년 주기로 받도록 권고하고 있다.

건국대학교병원 대장암센터에서 시행한 대장암 수술 환자 1000명의 연령별 분포를 보면 30대가 3%, 40대가 11%를 차지하는데 반해 50대 27%, 60대 30%, 70대 22%로 40대와 50대 사이에서 그 빈도가 확연히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정상 대장 점막에서 용종이 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을 약 5년, 용종에서 암이 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약 5년이라고 가정할 때, 결국 대장암 예방 목적의 대장내시경 검사는 50대가 아닌 40대부터 받는 것이 좋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얼마 전 직장암으로 타계한 배우 김자옥씨 역시 이 여성 환자처럼 3기c에 처음 발견하였는데, 그 당시 나이가 57세였던 점으로 미루어봤을 때 생전에 본인 말대로 좀 더 일찍 대장암 검진, 즉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았더라면 좀 더 우리 곁에 오래 함께 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